Q. 어느 학교, 과정에 합격했나요? 그리고 소감 한마디
저는 SLADE SCHOOL UCL BFA Fine art와 CSM Fine art에 합격했습니다.
두 학교 모두 사실은 제가 합격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생각했던 학교였습니다. 그래서 지원하면서도 내가 이렇게 어려운 곳들을 지원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빠져서 깊게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고민은 학교를 지원하는 시즌이 찾아오면 저 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하게 되는 고민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목표를 욕심으로만 보는 것 말고 스스로 작업을 열심히 하도록 만들어주는 내적동기로 삼는다면 분명 나의 꿈이 두 눈앞에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대학교의 합격이 저는 단순히 2년동안 열심히 해서 가져온 결과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스스로 나에게 맞는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과 그 목표를 향해서 달려가는 끈기와 인내를 배우는 소중한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영국 유학을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참 좋아해서 미술에 흥미와 관심이 많았습니다. 물론 초중고 학교들은 모두 한국에서 다녔기 때문에 생활기록부가 중요한 수시와 수능이 중요한 정시라는 한국의 대학입시 시스템에 몰두해야 하는 상황이라 어렸을 때 아동미술학원을 다녔던 것을 제외하고는 미술과 접점이 없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한 입시 결과를 손에 들고 방황하고 있을 때 이제 공부해보고 싶은 미술을 공부 하고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오랜 고민과 신중한 결정으로 부모님과 함께 해외유학을 통해 한국과 다른 교육방식의 미술공부를 배워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 잠시 단기어학캠프를 다녀온 영국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두려움없이 영국으로 아트를 공부하러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Q. HANA School of Arts에서 준비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미술유학을 결정했지만 정작 아트유학과 관련된 정보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많이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여러 곳의 작업실과 유학원들을 알아보고 있던 중, 하나스쿨오브아트의 인스타그램이 우연히 눈에 띄었던 기억이 납니다. 미대로 유명한 학교라고 알고있었던 UAL 관한 것과 저와 같이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당장 영국에 바로 나가서 파운데이션 과정을 밟기가 어려운 학생들에게 적절한 곳이라는 생각에 찾아가게 되었고 상담을 받았습니다.
다른 학생들이 하나스쿨오브아트에서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하고 어떻게 작업 포트폴리오를 만드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들을 수 있었고 하나스쿨오브아트에는 파운데이션과정 뿐만 아니라 프리 파운데이션 코스가 따로 있기 때문에 정말 영국 아트의 기초적인 것부터 익힐 수 있는 코스가 저에게는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어 프리 파운데이션-> 파운데이션 -> BA 지원을 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고 진행했습니다.
물론 2년이라는 준비기간이 선뜻 도전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저와 같이 비 전공자이지만 해외 미술유학을 도전하고 픈 학생들에게는 차근차근 배워 나가면서 영국 대학을 가서도 당황하지 않도록 미리 대학에서 배우는 것들을 수업시간에 배우는 하나스쿨오브아트의 수업방식이 저의 공부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파운데이션 코스가 끝난 후에 BA지원 포트폴리오를 다듬고 메이킹 하는데 도움을 주는 BA FOLIO PLUS 코스와 외국인 선생님과 모의 인터뷰를 연습할수있는 INTERVIEW 특강들 역시 학생들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BA지원을 완료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학생들을 잘 지도해 주신다는 믿음이 있어서 이곳에서 공부를 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Q. HANA School of Arts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은? 이유는?
저는 Term 3에 진행했던 Tetelestai (performance project) 프로젝트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제목의 뜻이 그 학기 당시 저의 작업 목표였습니다. 원래 테텔레스타이 라는 단어는 기독교 적인 의미를 담은 단어이나, 예술가에게 쓰이면 단어의 의미가 바뀌게 됩니다.
“한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을 완벽하게 완성하다” 라는 의미로 바뀌게 되는데 Term 1과 Term 2 때에는 작업의 과정 중에 일부인 리서치 과정과 디벨롭 과정 등 작업을 어떤 식으로 진행해 나가는 것 인지에 대해 기본적인 작업의 방식을 배웠다면 저는 Term 3 때에는 내가 배운 것을 토대로 어떻게 하면 나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을까? 나는 어떤 작업 스타일인가? 예를 들자면 나의 드로잉은 어떤 스타일인가, 나는 주로 리서치를 어떤식으로 진행해나가는 편인가 와 같은 고민을 하면서 이제 나만의 것을 만들기 위한 질문을 던졌던 것 같습니다. 그 고민의 흔적이 가장 많이 담긴 작업이 이 프로젝트였기에 가장 마음에 드는 작업이였던 것 같습니다.
이 작업의 작품은 스프링으로 갑옷을 직접 제작해서 제가 다양한 장소들을 돌아다니며 그 옷으로 인해 여러 장소에서 발생하는 우스꽝스러운 돌발상황들이 담긴 퍼포먼스 영상입니다. 갑옷을 제작할 땐 온몸이 철사에 긁혀 피가 옷에 묻고 야외에 나가 그 옷을 입고 영상을 찍을 땐 사람들의 당황스러운 시선에 제가 더 당황스러워하고 어딘가에 숨어있을까하며 참 많이 고통스러웠지만 나는 스스로 안해본 것들에 더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라는 그 생각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작업이기에 대학에서도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인거같습니다.
사실 학기가 끝나갈수록 제 작업들은 스케일이 점점 커지고 점점 더 과감해져갔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painting, sculpture, filmming 등 이 모든 매체들을 골고루 다 다뤄보았기에 사실 어떤 한 작품이 마음에 든다기보다 제가 만든 각 학기들의 작품들을 바라보면 자신이 다뤄보지 않은 매체에 대한 도전과 이전 작품에서 부족하고 아쉬웠던 점들에게서 더 성장하기 위한 흔적들이 모두 담겨있기에 저에겐 모두 소중한 것 같습니다.
Q. HANA School of Arts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첫번째는 당장 영국에 가서 바로 파운데이션 코스를 밟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영어가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혼자서 해외로 나가 파운데이션 코스를 거치고 BA까지 지원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나에서는 영어가 부족하더라도 한국인 선생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피드백을 주고받는데 문제가 없어 의사소통에 문제없이 공부를 할수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HANA School Of Arts 에는 외국인 선생님들도 계시기 때문에 영어로 내 작업을 설명해보는 경험을 쌓을 수 있고 그룹을 지어 작업실 내의 학생들이 모두 모여 현재 진행 중인 자신의 작업에 대해서 얘기하고 서로서로에게 피드백을 해주는 Group Critic 시간에 영어로 각자 발표하고 피드백을 나누는 시간을 갖기 때문에 영어가 부족하더라도 자꾸 도전하게 되고 더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도 조금씩 더는 기분이었기 때문에 영어가 부족하고 말하고 쓰는데 두려움과 불편함이 있는 학생들에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영국대학에 가게 되면 배우게 될 것들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게 로그북과(logbook) 에세이(essay)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그룹 크리틱(Group Critic)도 영국의 대학에 가게 된다면 하게 되는 것이며 이 모든 것들을 HANA School Of Arts 에서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미리 경험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가서 당황하지 않고 익숙하게 영국 학교수업에 참여할 수 있고 공부를 이어가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현재 진행 중인, 그리고 미래의 HANA School of Arts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파운데이션 과정에서 우선 학업적인 부분에서 조언하고 싶은 부분은 로그북(logbook)입니다. 작업할 때만 잠깐 쓰는 작업 다이어리라는 생각을 바꿔보면 좋겠습니다. 작업을 다하고 난 뒤에야 쓰는 일기의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로그북은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의 스케치북으로 언제나 내 손에 들고 다니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파운데이션 마지막 학기 때 Distinction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 사실 로그북을 하루 종일 손에 들고 다녔기 때문이었습니다. ( 좀 과하지만 진짜 밥을 먹으러 나갈 때도 들고 다녔어요)
작업과정을 전반적으로 꼼꼼하게 오늘 내가 무엇을 했는지 적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하지만 갑자기 떠오르는 아이디어들, 갑자기 떠오르는 영감들이 있다면 모두 적어 놓아 보세요. 그런 사소한 것들과 때때로 저는 쓸데없다고 느껴질수있는 혼잣말들도 적어 놓았었는데 그 모든 것들은 작업이 막혔을 때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하루를 정해서 작업시간에 (term 3, 대략 4시간정도) 로그북에만 집중했었습니다. 이때 한 것은 self-feedback입니다. 스스로 작업 과정을 앞에서부터 다시 살펴보고 지금 내가 하고있는 작업과정에서 내가 느끼기에 아쉬운 부분은 무엇인지, 선생님들께서 주신 피드백들 (추천 받은 아티스트들이나 책 레퍼런스들 등등), 혹은 내 생각에 내 작업에서 특히 흥미롭고 이건 좀 가져갈 만한 아이디어이다 싶은 것들은 꼭 체크를 해 두며 일주일에 한번씩, 무조건 이 시간은 가졌었는데 스스로 자신의 작업에 몰입하게 되고 내가 스스로 내 작업에서 필요한 다음 과정에 대해서 계획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습니다. (일기이자,메모장이자,체크리스트인 것이죠) 우리가 공부를 할 때 복습 노트를 여러번 살펴보는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로그북을 쓰기만하는것이 아니라 수시로 열어서 앞으로 돌아가서 살펴보고 여기저기 들고 다니고 하면서 로그북이 최대한 너덜너덜하고 꼬질꼬질해질수록 최고의 작업을 만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작업이 끝나기 전에 로그북을 다 써버렸다면, 새로 사는 것보단 저 같은 경우에는 로그북의 다 쓴 페이지위에 새로 작성한 종이들이나 아이디어들을 클립으로 집어서 로그북 스케치북의 페이지들을 레이어 쌓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이 부분은 개인마다 다르니 참고만하세요.) (한권에 compact하게 나의 것들을 담는 것을 좋아하는 저 같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방법이기에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제 로그북은 위로 뚱뚱하고 너덜너덜합니다.)
마지막은 마인드 컨트롤적인 부분에서 조언을 드리자면, 내가 선택한 결정에 확신을 가지고 작업실안에서 나의 자리를 묵묵하게 지키셨으면 합니다. 2년 간의 준비와 공부를 하면서 수없이 나의 선택에 물음표를 던지고 여러번 그만두어야 하나를 고민했던 시간이 정말 대학 포트폴리오 제출날까지 저를 괴롭혔습니다. 하지만 이제와서 뒤돌아보면 제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선택과 결정에 대한 확신,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끈질긴 인내의 마음가짐이 별거 아닌 것 같더라도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게 해준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과정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저는 주로 작업을 자신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나가는 편인데 항상 작업을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습니다. 나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은 나만의 생각과 분석이 작업 아이디어의 베이스가 되기 때문에 좋다고 생각하지만, 작업을 진행해갈수록 생각이 더욱 확장되어가면서 단순하게 나의 이야기로 시작해 끝나는 작업이 아니라 사회라는 큰 덩어리까지도 이야기를 해볼수있는 작가가 되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작품으로 깊고 여러가지의 생각을 해보도록 만들어내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